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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공부

클라우드 키친(cloud kitchen), 공유주방

블로그를 개설하고 첫 번째 본격적인 포스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. 오늘 저녁 오랜만에 산책을 했습니다. 날이 제법 추워졌네요. 점점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건 저뿐일까요?

오늘은 공유주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. 클라우드 키친이라고도 부릅니다.

요새 '공유'가 화두입니다. 차량공유, 주택공유, 상점공유 등 '공유'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. '한정된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'는 조건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. 즉, 모든 영역에서 '공유'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.

몇 일전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의 사업설명회가 대서특필되었습니다. 한국에서 '공유주방'사업을 하겠다는 겁니다. 비공개로 진행되었지만 100여명이 넘게 참여했다고 하네요. 트래비스 캘러닉의 유명세도 한 몫했겠지만 이 사업자체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기 때문일겁니다.

우선 '클라우드서비스'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.

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초대형 고성능 컴퓨터(데이터센터)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. 초대형 고성능 컴퓨터를 개개인이 구매할 수 없으니, 자본력이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서 이를 개개인에게 나눠쓰게 하는 겁니다.

트래비스 캘러닉은 이 개념을 음식점에 원용해 대규모 주방과 요리사를 확보한 뒤 레스토랑에 제공하겠다는 겁니다. 우버의 창업자답게 스케일이 꽤 큽니다. 이를 위해 건물 수십 개를 사들여 전체를 공유 주방으로 만들겠다고 하네요. 캘러닉은 클라우드 키친이 정착되면 요리사뿐 아니라 식당 인테리어나 서빙 인력을 줄일 수 있고, 이는 고스란히 음식 수준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데 쓸 수 있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.

식당을 창업할 때 점포 임대료, 시설비용이 가장 부담되는 것이 현실이죠. 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예비창업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게다가 홀이 필요없는 배달전문식당의 경우 공유주방서비스의 효과를 더욱 많이 누릴 수 있겠지요.

이미 오래전부터 외식업에도 '공유'라는 개념을 활용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. 한 매장을 요일별로 공유하여 운영하는 사례도 있었구요. 얼마전 골목식당을 통해 알려진 대전의 '청년구단'도 '공유'의 개념을 적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.

그리고 트래비스 캘러닉이 시작하고자 하는 '클라우드키친'또한 이미 국내에서 몇 분들이 사업을 시작한 상태입니다.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요. 간단히 소개드리겠습니다.

1. 심플프로젝트 컴퍼니 '위쿡'


예비창업자들을 선발하여 서울창업허브 내 주방을 빌려주고 3개월 간 예비창업자들의 메뉴를 검증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'키친인큐베이터'입니다. 현재는 강남구 대치동에 부타이라는 일본음식전문점을 열어 공유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.

2. 배달의 민족 '배민키친'

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'배민키친'은 맛집을 한 곳에 모아 조리하고 배달원들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배달의 민족에서 만든 '공유주방'서비스입니다.  ‘라이너스 바비큐(Linus BBQ)’, ‘지노스 뉴욕 피자(Gino’s NY Pizza)’, ‘레프트 코스트 버거(Left Coast Burgers)’, ‘바토스(Vatos)’ 등 꽤나 입소문난 매장들이 입점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. 하지만 초기 입점브랜드 중 몇 곳이 빠지고 요새는 좀 주춤한 듯 보입니다.

3. HAT Company '심플키친'

트래비스 캘러닉의 '클라우드키친'과 가장 유사한 사업으로 보여집니다. 심플키친에 입점한 창업자는 말 그대로 조리만 하면 된다고 하네요. 심플키친에서 전화주문, 배달대행, 정산, 경영컨설팅, 레시피관리, 외식경영전반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고 합니다. 현재 강남구 역삼동에서 1호점을 운영중이며, 곧 신림에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합니다. 현재 1호점의 비용을 보면 보증금 900만원에 월 18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. 심플키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'양질의 것'이라면 상당히 저렴한 비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.


저도 마음만은 항상 예비창업자인지라 '공유주방'이라는 사업이 한국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. 식당을 창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자본의 대부분이 점포임대, 시설비용으로 소진되기 때문에 정작 가장 중요한 메뉴개발이나 원재료에 소홀하게 되는 현실에서 '공유주방'사업이 이러한 비용들을 절감시켜줄 수 있다면 식당주는 한결 부담을 덜고 '메뉴'에 집중할 수 있고, 그 수혜자는 결국 고객이 되지 않을까요?


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켜질 수 있는 따듯한 창업시장을 꿈꿔봅니다. 모두 건강유의하세요. 공부할 겸 끄적여본 부족한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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